겨울 이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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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754회 작성일 18-12-12 07:17본문
겨울 이맘 때
전깃불 없는 시골의 겨울밤은
태초의 흑암과 깊음의 시간에 머물고
가물거리는 호롱불 아래
부친(父親)은 얘기책을 읽으며 밤을 쫓고
찬바람이 창호지 문을 두들겨도
허접스런 옷을 걸친 어머니는
구멍 난 식구들의 양말짝에
밤새 낡은 천 조각을 갖다 붙였다.
칠흑으로 덮인 산촌마을에
적막(寂寞)을 깨는 다듬이 소리는
일정한 선율(旋律)의 시간을 구성하여
지루하고 긴 밤에 낭만을 안겨주었고
별들은 허공에 얼어붙어
아침이 오기를 고대(苦待)하지만
이따금씩 개짓는 소리가
한 곡조 피리소리처럼 정겹기만 했다.
불빛이 찬란(燦爛)한 시대에는
그 시절 관습과 양식이 사라졌지만
마음 깊이 저장(貯藏)된 데이터를
겨울 이맘때면 나는 불러오기를 한다.
2018.12.14
댓글목록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 옛날 잊었던 추억이
한꺼번에 살아 돌아 오네요
군불 때고 군고구마, 군밤 구워먹던 시절
그 시절이 참 좋았다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시간 되십시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다듬이 방망이소리 장단맞추고 구멍난 양말 꿰매던 어머니의 손길이 그리운 추운 겨울밤인가 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옛날을 그대로 그려 주셨네요
저는 그 옛모습을 보고 부딪기며 자랐기에
다시 한 번 회상 해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리에서 사라져 갈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전깃불 없는 시골 집에서
부친은 얘기책을 읽으시는 소리
찬바람이 창호지 문을 두들기는 소리
구멍 난 양말짝 꿰매시는 어머니의 손길
모두가 추억이요 그리움입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좋은 시절이라 생각 됩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겨울은 더 춥고 배고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화롯불에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꽃 피우고
따뜻한 아랫목에 발을 넣고
맛있는 간식 먹던 시절이 행복이라 여겨집니다
오늘도 마음 따뜻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