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위한 서시(序詩)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눈을 위한 서시(序詩)
藝香도지현
지금 그리움은
날선 비수와 같은 이빨을 드러내고
엉겨 붙은 상흔과 함께
뇌수를 갉아먹을 듯하다
잘익은 석류 빛깔만큼
투명하고 처연하게 다가오는
슬픈 그림자같이,
늘 동행하는 애련한 그리움
이제는 잊었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링반데룽에 시달리는 건
아직도 그리움이란 자력에서
벗어나지 못함은 아닐까
하얀 설원 위를 돌고 돌아
그 추억과,
그 아픔과,
그 그리움을
지워내지 못하기에
오늘 또 한 편의 詩를 쓰게 하는데
링반데룽 Ringwanderung:
등산에서, 짙은 안개 및 폭풍우를 만났을 때나
밤중에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지점을 계속 맴도는 일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눈은 그리움을 들어내는데
삶에서 큰 역할을 하지요.
그리운 추억 속에
아픔이 있고 즐거움이 있는
그 그리움을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추워진 날씨 건강 유념하시고
행복한 년말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에 자주 다니던 산에서
폭우 속에 제자리 맴돌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움 또한 비슷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남은 연말도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