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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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저녁 산책길
집 앞, 야자나무 밑에
벌거벗은 아기 새 한 마리
미처 눈을 뜨지 못한 채 죽어있다.
아니, 이를 어쩌나
내가 쩔쩔매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던
그이, 조심스레 종이로 감싸
길가 쓰레기통에 넣으며
숙연해진다
저 죽은 아기 새 어미의
심정은 어땠을까?
알라모아나 시장에서 잠시 아이를 잃고
내 눈이 뒤집혔던 그때가 생각나서
주위를 돌아보고, 나무 위도 살펴보지만
어미 새는 보이지 않고
노을 짙어가는 하늘에
서녘 햇빛을 받으며 날아가는
한 무리의 새떼, 그러기에
생존이 더욱 축복이라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짝반짝 땅 위에 빛을 뿌린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시인님께서 죽은 아기새 한 마리를 보고 슬픔에 잠기시며 생존이 축복이라는 교훈을 깊이 받으셨나 봅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2019년 새아침 이굴거리면 떠오르는
태양과함께 새해가 희망차게 열렸습니다.
아기 새 한마리 에 시인님과 함께 숙연해
지면서 아픔마음을 안고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에도 도로 다니다 보면
로드킬 현장을 자주 보게 됩니다
허망한 생의 마감
언제나 가슴 아프게 합니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