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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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에 부는 바람/최영복
십일월의 여흥은 끝나고
모두 떠나가는 것뿐이니 남아 있는 것은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슬프거나
텅 빈 공간이 스산하기는 하다
그리 털어내고 사뿐히 가는 발걸음이
가볍겠다만 나는 왠지 마음이 움츠러든다
하루의 여독 때문인지 온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창 너머 바닷가에서 날아드는
갈 바람소리에 마음까지 서걱 거린다
무슨 까닭인지 이맘때면 시작되는
그놈의 가슴 앎이 하나가 번쩍이는
비수를 들이댄다
한두 번 베인 것도 아닌데
매번 아파하고 참고 견디는 것에
습관처럼 익숙하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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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11월이 지나고 12월에 부는 바람은 비수같아 아픔을 참고견디게하는 습관이 생기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