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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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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풀피리 최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41회 작성일 19-02-15 19:41

본문

십이월에 부는 바람/최영복


십일월의 여흥은 끝나고
모두 떠나가는 것뿐이니 남아 있는 것은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슬프거나


텅 빈 공간이 스산하기는 하다
그리 털어내고 사뿐히 가는 발걸음이
가볍겠다만 나는 왠지 마음이 움츠러든다


하루의 여독 때문인지 온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창 너머 바닷가에서 날아드는
갈 바람소리에 마음까지 서걱 거린다


무슨 까닭인지 이맘때면 시작되는
그놈의 가슴 앎이 하나가 번쩍이는
비수를 들이댄다


한두 번 베인 것도 아닌데
매번 아파하고 참고 견디는 것에
습관처럼 익숙하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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