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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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75회 작성일 17-11-04 20:07본문
항해 / 안행덕
검은 고무 튜브에 하반신을 감추고
납작 업들인 채 헤엄을 치는 사내
하반신의 폐허에
도마뱀 꼬리처럼 돋아난
고무 지느러미를 흔들며
시장통을 유영한다
오물이 질펀한 바닥에
쉼표를 찍고 행간을 치는 사이
퍼렇게 날이 선 시선들이
두려움에 떠는 작은 심장을
사정없이 냉각시킨다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인파
뱃고동처럼, 발걸음 소리만 울릴 뿐
등대 같은 적선의 빛은 없어라
진종일 사나운 파도에 지친 시린 눈빛
안쓰럽게 지켜보던 좌판의 노파
끌끌 혀를 차며 지폐 한 장 던진다
좌초될 듯 흔들리던 고무 지느러미
그제야 두려움 없이 인파를 헤치며
거친 바다를 건넌다
계간 글벗 2011년 여름 호 초대시
댓글목록
등꽃 안희연님의 댓글
등꽃 안희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장통에서 어쩌다 보게되는데
참 눈물겹습니다
놓치지 않으시고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필력으로 곱게 지으셨네요
감사히 감상합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희연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