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사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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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사귀다
양현주
어둠이 잘 보이도록 개안 수술을 했다
천지에 빛들이 환하여 내 눈
비로소 허름한 시장 바닥이 보였다
눈코 뜰 새 없이 빛을 먹어치우는 사무실
드륵- 드르륵 복사기가 던져주는 검은 글자
불빛 끝자리에 어둠을 인쇄하는 동안
내 손은 잠들지 못했다
한 줌 쌈지 빛을 펼쳐놓은 간이시장, 노상에
가난을 풀어 세일하는 할머니
땡볕에 앉아 디딤돌 없는 품목을 추천한다
계약 하나를 위해 햇살을 뛰어다니는 나무들
오후를 견디어야 하는 빈 봉투의 샐러리맨들
저녁불빛이 절망보다 어둡다
피곤이 조용히 다가와 허기에 젖을 물린다
모로 누운 저녁 그림자가 길거리에 눕는다
어둠의 친구가 된 할머니
캄캄한 빛이 눈을 감고, 비로소
새로운 어둠이 눈을 뜬다
어둠은 아득한 시원에 닿아있는 가장 안락한 빛의 자궁
* <우리시> 발표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어둠이 있어 쉼이 있고
밝은 새벽을 맞이 하겠지요
긴 겨울 버텨내고
기어이 찾아온 봄날처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양현주님의 댓글의 댓글

안국훈 시인님 반갑습니다
미세먼지 없는 봄 이었으면 합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어두움과 사귀어서
마침내 밝음을 찾아 쉼을 얻었네요.
어둠은 가장 안락한 빛의 자궁입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미세 먼지 조심하셔서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양현주님의 댓글의 댓글

김덕성 시인님
미세먼지가 없어진 오늘 입니다
봄비 왔어요
오랜만에 반가운 비 였어요
안부 감사해요
노정혜님의 댓글

양현주 시인님
댓글을 올릴 수 있음은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 소중한것 같습니다
같이 할 수 있는 공간 정말 감사합니다
양현주님의 댓글의 댓글

노정혜 시인님 어이쿠 무슨 그런 말씀을요
제가 너무 감사해요
서울로 가는 열차 안에서 안부 놓습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현대 셀러리맨의 삶과
가난에 내몰린 서민들의 삶을
글을 보며 눈에 떠오르네요
귀한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불금 되십시오^^
양현주님의 댓글의 댓글

도지현 시인님
시를 화자가 의도한바, 잘 읽으셨네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