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리카 / 안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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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234k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96회 작성일 19-03-12 09:02본문
포체리카 / 안행덕
(카멜레온 꽃)
사는 게 무언지
이삿짐 화분에 담긴 작은 꽃 이파리
잠깐 비친 햇살에 생긋 윙크하고
얼른 얼굴색 바꾸며 붉은 하트를 보낸다
응달진 베란다 난간에서 어둠을 기다리며
금방 또 얼굴색 바꾸네
저 작은 풀잎도 사는 게 무언지 아나보다
가성비를 아는 꽃 포체리카
빛과 온도에 예민한 반응 보일 때
비로소 예쁘다는 소릴 듣는다는 걸 알았나보다
자아(自我)을 잃어버린 카멜레온
현실은 순간 포착이 빨라야 산다고 배웠나 보다
제 몸을 재빨리 변신하는 건 그가 살아남기 위함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고 지쳐도
소스라치는 아픔을 참고 수족을 잘라 종족 늘리며
앙다물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는 걸
저 작은 풀잎이 어찌 알았을까
시들은 꽃이 되어 쉼터로 온 가정 폭력피해 할머니
까무룩 잠이 들더니 꿈속에서 카멜레온 꽃이 되었나
잠든 얼굴이 꽃처럼 환하다
계간 「시인시대」 2019년 봄호 발표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도 빛과 온도에 예민한 반응 보이고
작은 풀잎도 사는 게 무언지 알고 있지 않을까요
가성비를 아는 꽃 포체리카를 만나서
감명을 주는 시 감상 잘 하였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봄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행덕 시인님
좋은 시 향에 한참을 생각 합니다
자기를 지키려는 생존 본능
자연은 위대합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감사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는 비바람 세차게 불더니
밤에는 활짝 개어
단아한 모습의 초승달과 수많은 별들이
모처럼 반갑게 세상을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고운 봄날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