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규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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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74회 작성일 18-01-14 18:25본문
나를 규명하다 / 테울
1.
61년 전, 정유丁酉의 붉은 닭이 홰를 치며 새벽을 무너뜨리기 전
무심의 나는 어느 불운한 자궁에 기거했지
그러니까 그로부터 몇 달 전에 뿌린
어느 풍운의 씨앗이었겠지
그 전, 그러니까 그로부터 2018년 전 예수가 막 태어날 무렵
정체 모를 난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
행여, 하나님의 또 다른 아들은 아니었을까
천부당 만부당 천만에 말씀이겠지
누가복음처럼 누가 뭐래도 예수만이 당연
거룩한 독생자였으니까
아마도 그보다 전. 4351년 전 즈음엔
얼토당토않은 이 땅의 신화처럼
나도 덩달아 한반도 주변을 기웃거렸을 거야
바람으로 구름으로 비로 방방곡곡 떠돌다
바다 가까이 가야로 잠시 머물다
마침내 여기 섬으로 흘러왔겠지
그러므로 애초 나의 정체는
툭하면 어디론가 떠날까 몸부림치는
천국의 기쁨과 슬픔을 쫓아 노래하며 춤추며 떠도는
바람이거나 구름이거나 비의 모습이겠지
혹, 한 점 먼지거나
이후, 잠잠해지는 순간
틈만 나면 이 세상 소풍 마친 어느 시인처럼
귀천歸天하고 싶어지는
2.
바람과 구름 그리고 비 사이로 문득
먼지처럼 흘린 점 하나 혹 하나
벙거지 씌우고 잔뜩 키워서 보니
부릅뜬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벌거숭이들 컹컹 내지르는 소리
천둥처럼 곳곳 거슬리지만
앙다물고 있다
수천 년을 무심코 눈치를 살피다 굳어버린
돌하르방 심기다
파괴된 이 섬의 나아갈 바
유심히 살피고 있다
돌파구를 찾고 있다
눈 부릅뜨고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존재의 규명이 내 뿌리와 서 있는 곳 아니냐 말씀해 주시는군요.
섬이 되어버리는 나란 존재의 규명으로 깨침으로 받습니다.
누군가 잊고, 또 잊고 사는, 존재로서의 나.
감사합니다.김태운님.(__)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 부는 날 구름 잡는 소리만 잔뜩 뿌렷습니다
섬에서 나고 섬에서 묻힐 존재입니다
감사합니다
이혜우님의 댓글
이혜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섬에서 용오름
여러사람 마음 달래주는
이 시대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네요.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때 운둔의 섬이지요
요즘 좀 반짝거립니다만...
역시 섬은 섬이지요
검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