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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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꽃만 / 조미자
뜰 아랫방 과수댁 철수 엄마
삯바느질로 키운 아들 대학 입시 앞두고
여간해서 꽃 안 피는 주먹선인장이 탐스럽게 꽃을 피웠다.
보는 사람마다 신기해하며
대학 붙을 길조라고 흥을 돋웠다.
철수 엄마 좋아서 화분을
볕 잘 드는 길가 창틀에 올려놓았다
길 건너 가겟방엔 혼인 후 십 년 넘게 애 못 낳는 부부가 살았는데
누가 말 했을까
저 꽃 따 먹으면 애 가진다고.
동네는 삽시에 수근수근
가겟집 여자는 저녁 내 집 앞을 서성이고
소문 들은 철수 엄마
꽃 보며 틀 돌리고
꽃 보며 가위질 했는데
감쪽 같이 사라진 꽃
꽃 훔쳐 먹고 애는 무슨 애, 뱀새끼나 배라
악 쓰는 소리 창문을 넘고
너무하네, 저런 악담을
욕을 먹어야 더 효험 있다네
꽃을 달고 날아드는 말들
길조를 도둑맞은 방엔 어둠이 깃들고
일찍 문 닫은 가게 앞에는
우정 오가는 사람들
오늘은 꼭 성공하게, 응원했는데
그 봄 철수는 대학 가고
가겟집은 한숨만 더 깊어졌으니...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반가운 이름 조미자
강마을 님이시죠 반가워요 안녕 하시죠
거리낌 없는 시 세월이 말을 합니다
강마을 님
조미자님의 댓글

하영순 시인님, 반가워요.
세월이 흐를 수록 옛 생각이 납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철수는 대학갔지만 가겟집은 원망이 많은가 봅니다.
조미자님의 댓글의 댓글

백원기 시인님 반갑습니다.
가겟집은 허황한 말만 믿고 어렵게 핀 꽃만 죽인셈이지요.
아주 오래된 옛날 이야기를 시로 써 보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조미자 우리 시인님
이곳에서 만나니 더 반갑네요
봄이 왔습니다
길조가 시인님의 문전에서 노크합니다
이봄에
만남을 기다립니다
조미자님의 댓글의 댓글

노정혜 시인님 반갑습니다.
우리 만남의 날도 며칠 안 남았네요.
먼 곳에서 오셔야하니 건강 더욱 돌보시고
꼭 반갑게 만날 날만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