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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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샘이길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19-04-17 10:09본문
<기가 죽다>
- 시 : 돌샘/이길옥 -
나이가 들면서
뻣뻣하던 등뼈가 휘고
눈높이가 낮아지고
가시거리의 폭이 좁아진다.
나이가 차면서
내려 깔고 보던 눈꼬리가 풀리고
아부로 출렁이다가
동공 깊숙이 빠져든 눈치가
핏발에 묶여 맥을 못 춘다.
기세등등하게 치켜뜨던 눈에서
촉기가 빠져나가고
꼿꼿하던 성정을 몰고 다니던 패악이
엎디어 고개 숙인다.
나이가 쌓이면서
신상의 평온을 위해
밥상에서 밀려나는 불운에 걸려들기 전에
뻣뻣하고 꼿꼿하던 기를 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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