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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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75회 작성일 19-04-17 18:25본문
상여의 봄
ㅡ 이 원 문 ㅡ
꽃상여에 실린 몸 어디로 가나
넘어온 보릿고개 그 고개는 아니겠지
긴 줄만 알았던 이 짧은 세월
떠나면 이듬해 봄 다시 올 수 있는지
아이들아 거두거라 이제 그만 거두거라
나 눕던 자리 더럽거든 너희 눈물로 닦지 말고
실가닥 되기 전 그 정도 끊어라
너희들 하는 소리 다 듣고 담았다
늙으면 그런거냐 떠나면 그런거냐
끊기지 않던 이 모진 목숨 너희들에게 미안하다
아이들아
그 선소리 한번 들어 보렴무나
에~ 헤~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어~ 허~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저승 길이 멀다더니 대문 밖이 저승일세
어~ 허~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북만산천 나는 간다
에~ 헤~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망령이라 하는 소리 이제 그만 거두거라
어~ 허~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늙은 몸의 이 투정이 망령밖에 더 있겠나
에~ 헤~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너희 낳아 기를때 더럽지 않았는데
그 자손들 나보고 더럽다 하는구나
에~ 헤~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눈 감으니 때를 아나 배고프니 고픈 줄 아나
어~ 허~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그 구박이 며칠이냐 이 상여로 가는 것을
에~ 헤~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딸아 딸아 막내 딸아 이 상여 그만 놓아주렴
어~ 허~ 어허야~ 어디야~ 어차 어허허~
댓글목록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게 말입니다. 시인님!
낳아서 진자리 마른자리 찾아서 뉘이고
자식 먹이느라 배고픔도 참았거늘
늙으니 더럽다 어쩌구 저쩌구
참으로 서러운 인생입니다
우린 그런 소리 듣지 말아야 하는데
어쩌겠습니까. 하면 들어야죠.
마음을 찡하게 하는 글입니다
행복한 저녁 시간 되십시오^^
안행덕님의 댓글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오랜만에 상여 메는 소리 들어 봅니다
만장 펄럭이며 구슬픈 상여소리가 이제는
아주 먼나라 이야기 되어 가는데
이원문 시인님 덕분에 다시 그려 봅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부친과 모친은 꽃 상여를 타시고 하늘나라로 가셨지요
요즘은 찾아 볼 수 없는 상여가
시인님의 시를 통하여 생각나게 하여 고맙습니다.
늘 향필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 생각이 납니다
꽃 상여 타고 별나라로 떠나시는 망인
한번가면 다시 올 수 없는길
있을대 잘해라는 노래가사가 생각납니다
우리 있을때 즐기면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곁에도 죽음이 기회만 보고 있는것 같아요
생각에 한참을 머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