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 핀 꽃 > 시인의 향기

산사에 핀 꽃 

            藝香 도지현

내가 왜 거기 서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꽃잎은 나부끼는데

나를 통과해서 가는 바람

얼마나 그곳에 서 있었든지

대웅전의 그림자가

나를 덮고 산문까지 갔다

이제 가야 한다

되뇌는 말이지만

발은 떨어지지 않고

나를 고스란히 두고 내가 간다

뚝뚝 떨어지는 꽃잎

두 볼을 타고 흘러 여울지는데

올려다본 하늘에

파르르 떨고 있는 한 송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