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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연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기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98회 작성일 17-12-04 11:29

본문

붉은 연서 / 정기모


맑고 투명한 햇살과
달콤하게 번져 오르는 향기를
깊숙이 들이마시고 난 오후가 되면
잔바람에도 빗살 무늬 찍으며
뒤척이는 냇물 따라
바람의 무게도 영글어가는데

 

풀벌레 소리 요란한 저녁이면
청아한 초승달의 노랫소리도
맑은 물가에 내려앉자
빠르게 자맥질한 나뭇잎에
가을의 붉은 연서를 찍어놓고
속살 여미며 잠이 들고

 

꺾인 목으로 침묵하며 떠나는
여름날의 푸르렀던 날들이
물집 잡힌 발가락 사이에 남았는지
자꾸만 풀 향기가 묻어난다.

 

2016년. 아람문학 가을호

추천0

댓글목록

등꽃 안희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등꽃 안희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셨어요^^
송년회 때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인상이 온화하셔서
시인님 시를 더 찾아보게 됐는데
맑고 잔잔히 스며듭니다
붉은 연서..
물집 잡힌 발가락 사이, 여름의 풀향기
묻어 있는 고운 시향 맡고 갑니다
남은 12월 날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기모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기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희연 시인님 저도 무척 반가웠어요 ^^
긴시간 많은 대화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이 서운 했네요
늘 건강 하시고 고운 모습으로 건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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