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도지는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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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도지는 상처 / 최홍윤
할머니는
6월 하늘에 구름 띠 긋고 가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산에 올라
수평선만 바라 보셨다
전쟁미망이신
며느리는 오랜 화병으로 고생하시다
할머니 보다도 일찍 세상을 뜨셨다
할미꽃도
기막혀 봉분에 피어나지 못하고
작열이 내리쬐는
유월 햇살에 한을 토해내고 있다
짙은 풀잎향기 가신님의 살 냄새 같아
상처 도지고, 모질게 살아온 삼남매
이 유월에 환갑나이다
바람도 서러워 숲 속으로 맴돌고
깊은 계곡 산비탈에서
사랑하고 보고파, 이름 부르다
끊긴 목숨이여!
어린 기억을 앗아간 유월의 하늘이여
신작로에 흩어진 아까시아 꽃잎은
달빛에 뒹굴고
6월의 상처는 해마다 도지다
죽어서야 잊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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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우리민족의 아픈 상처죠
다시는 이땅에 아픔이 없으야 하는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