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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그녀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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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白民이학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03회 작성일 18-01-21 14:49

본문

나는 오늘 그녀를 보냈습니다

 

                              白民  이학주

 

 

정이 든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만은 아닙니다

사람과 동.식물간에도  끈끈한 정이 들 수 있습니다

사람과 생명 없는 물체 간에도 정은 듭니다

오래 함께하면서 손때 묻은 정은 여인의 속살 같은 것이지요

며칠전 나는 23년 동거해 온 그녀를 보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보살펴 온 그녀

내가 가자면 전국 각지 어디랄 것 없이 

군말 없이 나를 데리고 다니던 그녀

나이 들고 세파에 시달려 비록 겉모습은 거칠어졌지만

속마음은 아직도 이팔청춘, 싱싱한 그녀였는데

나의 순간적 실수로  안타깝게 보내야만 했습니다

낯선 사나이의 손아귀에 이끌려

내 곁에서  멀리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가슴으로 엉엉 울었습니다

지금쯤 그녀는 용광로의 뜨거운 불지옥을 지나

고철로 환생했을 것입니다

23년 나와 동거해온 사랑하는 나의 애첩

그녀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봅니다

여보 내 사랑 "미시즈 테라칸".

 

2018.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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