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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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물들인 붉은 하늘가
경주 남산 냉골 절벽에 기대선 마애불
들어주었던 중생의 염원
베풀던 자비와 위로를 걷고
정토로 돌아가고 있다
어느 인연의 망치질이
마음과 몸을 새긴 아미타여래불
오랜 성상 늙고 병들어
바람결에 멀어져가는
세월의 희미한 그림자처럼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뇌의 시간을 길고 험했다
다시 수 길 절벽으로
되돌리는 자연 앞에
시간이 엷어져 가듯
바람에 살랑이던 옷자락은
찢어지고 깨어지고 뭉개졌다
긴 세파의 흐름 속에
귀는 염경 소리에 닳았고
처참과 애련을 살피다
온몸이 뭉개져 가고 있다
희미한 입가에
염화시중의 미소를 풍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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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이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