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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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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권정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640회 작성일 18-01-24 12:26

본문

눈 내리는 날

 

권정순

 

몇 날 해를 불 수 없는 꾸물꾸물한 겨울

얼기설기 빽빽한 것은 구름뿐

드디어 비가 내리고

이내 진눈깨비가 되더니

진눈깨비는 함박눈으로 변해간다

 

배고프고 춥던 시절

먹음직한 떡으로

포근하고 뽀송뽀송한 이불로 보이며

곱디곱게 쌓이던 눈

눈, 눈, 눈이 내려 쌓여간다

 

이정표 없어도 고루고루

거슬러 올라가거나 부딪치지 않고

직선 혹은 곡선을 풀어가며 거침없이 내려

아무런 다툼도 불평도 없이

공평하게 쌓여간다

 

나이 들며 걷기 불편해지는 내게

숨겨둔 귀한 선물 

빛으로 꺼내 보이는 건강한 관절들 반짝이며

밟히는 대로 뚜두둑 뚜둑

아프지 않게 꺾이는 소리 감추지 않는 눈, 눈, 눈.

 

건강위해 걸으라고

빙판 되기 전에 걸으라고

어서어서 두려워 말고 걸으라고

뚜두둑 뚜둑

뚜두둑 뚜둑 아낌없이 연약해진 관절에 힘을 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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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옛날에는 눈 내리는 날
몸도 마음도 그리 바쁘더니
지금은 그저 마음의 낭만일뿐 걱정이되지요
잘 감상했습니다
(시인님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함박눈 쌓인 날
눈길 걷는 일처럼 기분 좋은 소리도 없는 것 같습니다
두려움도 끝이 없듯
감사하는 마음도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 한해에도 건강과 행복 함께 하시길 빕니다~^^

이혜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혜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나기 힘들던 그시절
문풍지 바람도 그토록 매섭던 어린시절
긴긴 겨울
그런 겨울생각이 납니다.
권정순 시인님 오랜만입니다.
한 번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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