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안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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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안행덕
실바람 살짝만 불어도
은사시나무
부끄러운 척 잎을 비튼다
바람이 조금만 아는 척
흔들어 주면
숲은 일제히 일어서서
남몰래 감추었던
숨겨둔 아름다운 은빛 밀어들
연서를 쓰듯 술술 풀어낸다
채워도 채워도 부실한 문장文章
백지 위를 오르락내리락 드나들며
쌓은 이력이라는 게
썼다 지워다 붙였다 뺐다
감추고 비틀다
은사시나무를 생각한다
스치는 바람에도, 아름다운 문장
슬슬 엮어내는 저력
숨겨둔 은빛 밀어는 얼마나 될까
길 잃은 바람 따라 헤매지 말고
숲에 들어가 저들의 속삭임이나
받아 적어 볼거나
시집 『숲과 바람과 시』 / 에서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숲이 참 싱그럽습니다 우리 인생도
저럴 수는 없을까요
좋은 시에 쉬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안행덕 시인님
노정혜님의 댓글

자연은 철마다 매일 시를 창작합니다
바람에도 비에도 태풍에도
흐르는 물에도
그래서 자연은 위대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안행덕 시인님
감사와 존경 사랑을 올립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무더운 여름 날 숲은 정말 싱그럽지요.
실바람 살짝만 불어도
부끄러운 척 잎을 비트는 은사시나무를 만나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은수사시나무 숲 찾아가
부끄러움 보이며 한 수 더 배워야 하겠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숨겨둔 은빛 은어
오늘 여기서 다 쏟아내셨네요
예향도 은사시나무에게 가서
배우고 올까 싶습니다
고운 시향에 젖어 갑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은사시나무 아래에서 부는 바람에서
은빛 언어로 쓴 연서 읽노라면
한여름 더위도 잊을 것만 같습니다
점차 짙어지는 여름향기 속에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은사시 나무 숲과 시가 어울립니다.
늘 의미있는 시를 올려 주셔서
잘 감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