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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모래 / 이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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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명우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4회 작성일 17-08-28 08:18

본문

바다모래

 

 

  이명우

 

 

 

인부들이 그 모래로 평면을 골라놓고 보도블록을 올려놓는다

그 틈은 아이가 막 나온 것처럼 헐렁하다

고무망치로 보도블록의 골반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보도블록과 블록 틈으로 모래들이 들어간다

곱게 층계를 쌓고 게처럼 옆으로 기어 다니면서

착한 선들이 쭉쭉 뻗어 나간다

제 몸을 납작 엎드려 보도블록을 떠받들고 있는 모래알들은

하늘보다 넓은 신축성을 깊숙이 박아놓는다

 

깨어져서 흘러내린 자리를 메우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저 모래 속에

여자들이 숨어 있다

 

오래 구부려 끊어질 듯 아픈 허리가

블록과 블록의 간격을 메워주고

옆으로 밀어주고 뒤를 당겨준다

길의 중심은 흔들림이 없다

 

저 여자들보다 먼저 온 어머니들의 허리가

돌탑을 쌓고 있다

 

 

2017년 3월 한국동서문학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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