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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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주머니가 텅텅 비고
통장에 잔고가 하나 없어도
아버지는 언제나 늠름한 표정을 짓는다.
온 몸이 몽둥이로 맞은 듯
하이 파스로 살갗을 도배했어도
신음을 감춘 채 아버지는 혼자 눈물짓는다.
삶의 짐이 무거워 하늘을 쳐다보며
혼잣말로 뇌까리며 한숨을 쉬어도
가족들 앞에서는 언제나 표정을 숨긴다.
행여나 지식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바깥일을 가슴깊이 묻어두고
생 웃음을 짓다보니 주름살만 깊어진다.
아버지 두 어깨는 쇠가 아니고
두 다리는 로봇이 아닌데도
쑤신 삭신을 털고 일어서 열심히 걷는다.
아버지가 되는 일은 바보가 되는 일이며
가진 것을 톡톡 털리고 빈손으로 사는 일이다.
아버지도 사람인데 목석이 되려한다.
아버지가 된 후 아버지를 알았다.
2019.8.25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아버지 참 좋죠
높고 높은 뜻과 정
따를길 없으라
감사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노정혜 시인님 감사합니다.
고운 주말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집에서나 어디서나 아버지는 어머니 보다
뒤에 머무으르즈만 그 무게는 대단하지요.
언제나 늠름한 표정을 지우시고
아버지는 혼자 눈물지우시는 아버지
주름살만 깊어가면서도 열심히 걷는아버지
감명을 주는 귀한 시를 감상하면서
정말 이 아침에 오래 머물다
귀한 시를 마음에 가득 담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드리며 거룩한 주일 되기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아버지란 존재는
없어도 있는 척
슬퍼도 기쁜 척
힘들어도 아닌 척
참 고달픈 아버지의 길입니다
감사히 감상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