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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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23회 작성일 19-09-04 09:56본문
연해주 벌판
시야에 산(山)은 보이지 않는다.
사방으로 펼쳐진 평평한 저 공간에는
낯 설은 잡초들만 나부끼고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地平線)에는
꿈에서 누리던 고요함이 가득하다.
나는 지금 연해주 땅을 밟고
피란 온 선조(先祖)들의 족적을 따라
피눈물을 쏟던 구술(口述)을 들으며
한숨이 절로 튀어나오는 옛 집터에서
망향가를 부르던 촌로(村老)를 떠올린다.
두만강(豆滿江)을 건너 향방 없이 걷다
인적 없는 벌판에 초막을 짓고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고
새벽이슬을 맞으며 땅을 일구어
국적(國籍) 없는 야인으로 살았단다.
아! 슬프다 한없이 슬프다.
내 나라 내 터전을 빼앗긴 채
발이 부릅뜨도록 걸어 주저앉은 땅이여!
눈물에 밥을 지어 한숨을 반찬삼아
들짐승처럼 살았다던 선조의 넋이여
아카시아뿌리처럼 끈질긴 생명력으로
이 땅에 살아남은 꼬레아스키들이여!
장하다 우리의 동포들이여!
벌판을 가로질러 우수리스크로 달릴 때
선조들의 영혼이 따라오는 듯하다.
2019.9.4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조상님은 그 보다 더 힘들기 살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선물 했습니다
그런데 풍전 등화 라는군요
박인걸 시인님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인걸 시인님 감사합니다
30전 쯤 중국 연길을 가는데 심양에서 내려 비행기을 타고 나르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평야
너무나 부러워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 백두산 부근의 땅
우리땅이 될 수 있었던 땅
우리는 왜 가질 수 없었나
우리는 작은땅을 가지고도 38선으로 갈라진 우리땅
너무나 가슴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잘 살고 뒤를 돌아봐야 하는데,,,
지금의 현실이 잘 하고 있는지?
우리가 잘 되길 바라고 바랍니다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우리가 돼야 하는데,,,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야에 산(山)은 보이지 않는
평야를 이룬 펼쳐진 평평한 땅 부럽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地平線)에는
꿈에서 누리던 고요함이 가득한 우리 나라가
될 수 있었던 땅인지 모르겠습니다.
벌판을 가로질러 우수리스크로 달릴 때
선조들의 영혼이 따라오는 듯한 곳
감동을 느끼면서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모르게 넓은 땅
원래는 광개토태왕께서 정벌하셔서
그 넓은 영토를 만들어 주었는데
후세에 와서 지키지 못하고
38선 이남의 좁은 땅으로만 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행복 가득한 시간 되십시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생님. 애절함이 닿습니다.
옛 터전에서 모든 살가운 애정을 쏟아부으며 살았건만..
이 땅이 주위를 둘러싼 강한 자에게 멸시를 받는 것은 여전하군요.
그러나 선조들의 선한 피흘림이 사무치고 있으니
도 덕분에 우리 살고 있지 않습니까.
조금만 참고 계십시오.
그 피흘림의 존재들이 곧 이 땅 위에 그 뜻을 지킨 자들에게 임하여 온다 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힘이 없어 해방을 우리 손으로 못 이룬 탓에
거저 빼겼지만
간도 땅은 분명 우리 땅입니다
말로만 그일이다 죽창을 들라고 소리치기보다
내공을 쌓고 힘을 기르다보면 절로 우리 땅이 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