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 밤은 술이 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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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밤은 술이 취하네 / 유리바다 이종인
천상병 시인이 막걸리를 신이 내린 축복의 술이라 하였다
겨우 원고료 몇 푼 받은 돈으로 막걸리 하나 맥주 하나 사면
몇 날 며칠은 마시는데
나는 원고료 한 푼 없이도 하루 언제든 막걸리는 마실 수 있으니
아무래도 상병 형님이 못다 마신 술을 나에게 씌우는가 보다
영은 신랑이요 육은 신부라 했는데
나는 남자라도 신부가 되어 신랑이 오기 전에 얼굴이 붉어지네
육체라는 거 담겨질 그릇처럼 빈껍데기 아닌가,
상병 兄
형도 예전에 그랬어요?
술이 취하니 자꾸 참한 여자 생각나요
괜찮아 괜찮아, 글도 노동인데
그저 예쁜 글만 자꾸 쓰면 된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하늘 아래 소풍 왔다가 아버지가 부르면 예 하고 저 여기 있어요
쪼르르 달려가 품에 안기면 된다
먼 곳에 있더라도 부르면 즉시 달려가는 것이 효자이니라
그리하면 세상 끝날, 순교한 영들 중에
너에게 맞는 빛깔의 거룩한 영이 땅에 내려와
너의 육체와 하나 되어 영원히 살 수 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소중한 건 잃고 나면 생각나고
술을 많이 마시면 취하기 마련이지 싶습니다
늦장마에 이어 태풍까지 북상하니
농부들은 가슴을 조이고 있는데 별 탈 없이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깨어나 보니 제가 담벼락에다 괜한 낙서를 하였구나 싶네요.
낙서라도 지나가며 읽어주는 분들이 계시니 한편 감사하고요.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귀한 작품 감사히 감상하고
흔적만 남기고 갑니다
비 오시는 날입니다
비를 즐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