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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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가을
ㅡ 이 원 문 ㅡ
가을 보릿고개에 다랑이 논 바라보던 날
고개 숙이는 풋벼에서 배고픔을 배웠고
수수목 바라보며 하늘 높이 흩어진
그 새털 구름에게 서러움을 배웠다
세상이 변한다 하여 가을 하늘도 변할까
넉넉하고 배부르다 하여 그날들을 잊을까
마음은 잊었을지언정 굵은 손 마디는 못 잊었고
웃음으로 보는 그 파란 하늘도 날마다 못 잊었다
피어나는 가을 꽃 밤하늘의 그 별들
꽃에서 보는 그 가을 가을밤이 그날을 어찌 잊을까
참깨밭 둑의 그 꽃에 별자리도 그대로다
지나온 짧은 세월 허기의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나
지레먹이 벼 베어 그네에 훑는 어머니
배고프다 젖 달라 칭얼대는 막둥이
그 참깨밭 옆 녹두밭에 녹두 튀어 떨어지고
가을 볕에 영그는 벼 그 추운 겨울을 준비 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이릴때 생각이 납니다
장래곡이란 말이 있습니다
봄에 쌀 한되 빌리면 가을에 두되 돌려주는 장래곡
배 고픔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나라가 큰 염려입니다
우리는 그래도 잘 살았는데 저 아이들을 어떻게 할까
문화는 높아져 다시 돌릴 수 없는것
좋은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남해를 갔다가 다랑이 논을 보았습니다.
고달프게 살다간 선조들의 아픔을 보았습니다.
추석에는 오곡백과를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