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건너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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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건너는 강
藝香도지현
언제부터 인가
내 몸에선 거미줄이 나온다
가느다란 줄은
나를 칭칭 감고 압박을 하는데
강박관념 속에서
그대로 질식해 죽을 것만 같아
때로는 벗어나려 하지만
더욱 조이고 휘감아드는 것
그렇게 감긴 채로
한 계절이 가고 또 한 계절이
곁을 떠났다가 또 오고
비도 오고 바람도 불었었지
거미줄에 감겨 거미가 된 손이
조금씩 움직이며
어렵게 어렵게 활자를 찍어 보지만
활자마저 거미줄에 감겨버린다
날지 못하는 활자
절망의 언덕에서 휘감아 오는 바람
훠이훠이 바람이라도
저 강을 건너 날아 주었으면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그대로 질식해 죽을 것만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면 큰일입니다.
강박관념이 풀려서 저 강을 건너
날아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이 한철인가
하룻밤만 자고 나면 여기저기
거미줄이 새로 멋지게 쳐져 있습니다
매미도 걸리면 여지 없는 튼실하니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삶이란 그런가 봅니다
거미줄은 그런데로 보이기나 하지요
온갖 줄이 엉킨 보이지 않는 줄이 날마다 옥죄고 있지요
참 세상 살이 점점 더 힘들어만 가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우리는 보이지않는 압박감속에서 극복하며 사나 봅니다. 불을 피워 정신적인 밥(시)을 지어 먹고 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