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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喜壽*의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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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조미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42회 작성일 19-09-20 04:26

본문

희수喜壽*의 언덕에서 

 

윗층 남자가 작은 국화분을 주고 갔다
쉰 다 되도록 독신인 그 사람
동생이 낳은 조카가 그렇게 귀여울 수 없다더니
내게 준 화분과 똑 같은 걸 안고
씨 ㅡ익 웃으며 올라갔다

마루  창문 아래 예전에는
초록에 빨강 노랑 꽃 피던 화초들
이제는 거반 다 죽어
흙담긴 화분들 버릴 일이 걱정인데
동그랗게 별무리 내려 앉은 화분이
어리신 손님만 같아
볕바른 창틀에 올려놓았다

물은 어떻게 줘야할까
요 팥알만한 망울들이 다 필까
작고 조밀한 잎들에 먼지 때 낄세라
요리조리 샤워 시키며, 또
물줄기에 꽃잎 상할까 살살하려니
문득 법정 스님이 웃고 계시네*

그래도 좋다
어린생명 보살피는 마음


*희수喜壽-77세
*법정 스님은 수필 '무소유'에서
蘭에 대한 지극정성을 집착이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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