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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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질
한가한 오후 한나절 책장을 살피다
빛바랜 책 한권
늦깎이 공부 하던 책이야
책들을 몇 리어카를 버렸는데
어찌 이 책은 그냥 두었을까
까마득한 추억
처음 등단 한 시가 실려 있는 책이다
몇 번의 등단을 포기 하고
또 전화를 받고
내 사이트에 가서 몇 편 찾아 가라는 말만 했는데
등단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 되새김질 하듯 추억을 되새김질 해 본다.
허기진 골목길
발길 스쳐간 흔적이 어둠 속에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세상을 본다.
팽개치고 떠나버린 마음
서러워 뒹구는 아픔들이다
미화원의 종소리 새벽을 흔들고
비릿한 하수구엔
질퍽한 삶이 흘러내린다.
물질 만능에 풀어진 나사 조각들
골목을 활보하던 빈자리
공병을 끌어안은 손이 차갑다
끙끙거리는 파지 리어카
노인의 가슴 언저리엔 바람이 시리고
전신주 허리마다
덕지덕지 껴입은 누더기
힘겨운 현실을 등에 업었다
서민의 등 굽은 삶이 즐비하계 널려 있는
행상의 매연이 누비던 허기지고 지친 골목길
아침 찬 이슬에 빗자루의 몸놀림
오늘도 골목엔 하루가 열린다
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인생이 무엇인가요
처지가 바뀌고 운명이 그렇다면
그 길을 아니 딛을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닐까요
잘 감상했습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가을이 점점 깊어 갑니다.
벌써 잎새들이 물들어 가을을 다워집니다.
되새김질하는 동안에 감회가 깊었으리라 봅니다.
이미 과거가 되었어도 참 신기하고 보람을 느껴지겠지요.
오래동안 한 길을 걸어 오신 시인의 길
외람 되지만 시인님께 찬사와 함께 박수를 보냅니다.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하영순 시인님 항상 존경합니다
문학의 열정에 부러움과 찬사를 부냅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삶을 반추하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고
열정을 쏟아 사는 사람은
가난하지 않습니다
남은 구월도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