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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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가을
藝香 도지현
딱 이맘때쯤이었어
할머니의 장독 뚜껑엔 빨간 꽃이 피었다
유년의 기억 속 그 빨간 꽃은
푸르던 꿈이 붉게 물들어 낙하했고
눈이 매워 비비다 결국엔 울었다
그때쯤이면 앓았다
유행성 감기가 청하지 않은 손님이 되어
한 달 먼저 스며들었지
연약한 코스모스처럼 휘청거리고
바람만 불어도 휘어져 눕는 갈대였다
먼지 바람이 부는 들판
황량하고 삭막해 서걱거리는 가슴
공기마저 탈색되어
하얗게 변한 빈한하기 짝이 없는
유년의 가을은 늘 그렇게 기억하는데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할머니의 장독 뚜껑엔 빨간 꽃이 피었다
유년의 기억 속 그 빨간 꽃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기득 담긴 유년시절
하얀가을인 유년시절의 가을을 감상하면서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옛 우리의 사랑
할머니 사랑만큼이나 더 깊은 사랑이 있었을까요
어린 시절 위기를 면할 때면 할머니가 앞장서서 해결 해 주었지요
아프면 그 간호도 할머니가 하였고요
잘 감상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도지현 시인님 좋은시향 잘 감상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햇볕 가득한 곳에 놓여진 장독대
할머니 어머니께서 시간만 나면 깨끗이 닦고
관리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장이 잘되는 집이 좋은 일이 생긴다시던
그리움 가득한 하얀 가을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그 때의 하얀 가을이
지금은 다른 무엇의 빛깔로 그려질지
어쩌면 다시 하얀 가을로 기록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