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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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의 일기
ㅡ 이 원 문 ㅡ
고향
마음의 고향
그 옛날 찾아
뒷동산에 오르니
이맘때쯤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엇을 얻으려
그 뒷동산을 찾았는지
주머니 가득 알암 한 줌
욕심에 더 주우려
밤나무 밑마다 다 헤쳤다
벌 무섭고 뱀 무서워
조심스레 헤치는 숲
언제인가 한 번은
나무 위에 뱀이 있었고
땡벌집 건드려 쏘이기도 했다
벌 무서워 뛰어 가다
찢어뜨린 고무신
찢어뜨렸다 그 다음 걱정
어떻게 말을 할까
삶은 계란에 날 잡힌
그 소풍날도 즐겁지 않았다
여러 날에 모으고 모은 밤
두서너 됫박 될까
고무신 찢은 죄에 마음 무겁고
내려 오는 뒷산 길목
해질녘의 빨간 단풍
그 빨강 노란 단풍 얼마나 예뻤나
이 잎 따모으고 저 잎 따모으고
벌레 갉은 빨간 단풍은 속 주머니에 넣었다
단풍에 꿈 담아 먼 훗날에 묻은 마음
지금 오늘이 그 먼 훗날의 그날인가
그 억새꽃 차인 들꽃 한눈에 들어온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밤알 줏어모으고 물든 단풍 주어 모을때가 그리워 그때로 돌아 가고픈 마음인가 봅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고향 그 옛날 찾아 뒷동산에 오르니
단풍에 꿈 담아 먼 훗날에 묻은 마음
고향의 꿈이 대단하십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행복이 가득한 주말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