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애상(哀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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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애상(哀傷)
연보랏빛 싸리 꽃 지고
쑥부쟁이만 엉성하게 핀 산길에
추적이며 내리는 가을비가
을씨년스럽게 다가온다.
그토록 푸르고 선명하던 빛깔도
세력(勢力) 당당하던 수풀도
어미 잃은 아이처럼
풀이 잔뜩 죽어 애달프다.
잦았던 태풍(颱風)에
전쟁(戰爭) 상흔만큼 처절하고
성한 잎 하나 없는 비탈에는
앙상한 공허만이 맴돈다.
사람만이 고달픈 삶을
치열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살아있는 온갖 것들은
상처를 안고 가을을 맞는다.
곱게 물드는 가을 단풍은
눈물이 변한 핏방울이며
버티다 못해 낙하(落下)해야 하는
잎들의 마지막 아우성이다.
2019.10.2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가을은 아픔이다
온 사천이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태풍마저 아픈 몸을 더 아프게 한다
가려고 가려니 마음도 쓸쓸
몸도 지쳐 떠나야 함은 알게 하는 구나
힘을 쏙 빼고 있다
가는길이 가벼워라고 훈련중이다
감사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애상의 가을
태풍과 함께 가을비가
을씨년스럽게 옵니다.
앙상한 공허만이 맴돌며
살아있는 것들은 깊은
상처만을 주는 가을인 듯
마음이 아픈 가을입니다.
가을은 풍요롭고 즐거운
가을이어야 하는데
이래 복잡한지요.
시인님 감사합니다.
시월도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하는데
그래서 시인님께서도
가을 앓이를 하시는가 봅니다
모든 것이 이울어 가는 계절이라
더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비 피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에 그저 먹거리로마 보았는데
요즘 쑥부쟁이꽃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순수하니 연노랗빛으로
가을을 고색창연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