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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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의 가을
ㅡ 이 원 문 ㅡ
벼 이삭 누런히 고개 숙이고
벼베기의 날 가까워
내놓을 반찬 걱정 된다
품앗이에 다닌 집
그리 반찬이 좋던데
벼베는 날의 우리 집은
무엇을 내놓아야 하나
부끄럽지 않게 내놓을 반찬에는
비린내 나는 생선 꽁댕이가 좋은데
김 구워놓고 그리고 또 뭐있나
고기는 아이 아범이 몇근 사올 것이고
모은 돈 몇푼에 계란 꾸러미
좀 모자라면 쌀 됫박이나 낼까
내일이 장날인데 무엇을 살까
아침 일찍 다녀올 장 준비 하고 나서니
가는 길 응달녘 이슬에 차이고
한 바퀴 돌아본 장 살것이 너무 많다
돈이 있어야 많이 사고 쌀 말이나 펐어야 많이 사지
이리 저리 둘러본 장 마주친 눈 부끄럽고
돈 몇푼에 생선 꽁댕이 그리고 김 서너톳
나머지는 이 돈으로 어림도 없다
둘러 보는 장터 안 눈 안의 아쉬움
그 잠깐 약 장사 입담에 웃고 돌아섰지만
벼베기의 날 반찬에 걱정이 앞선다
아이 아범 술 먹고 고기 못 사오면 어떻게 하나
저물녘 뒷산 길 저녁바람 불어 오고
사람 마주칠까 장터 길 옆 돌아오는 길
가벼운 생선 꾸러미 노을에 젖는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손님 대접 하려는 소박한 마음이 가을 장터에서도 묻어나나 봅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시골 가을 장터는 풍요하지요.
장날인데 무엇을 살까 생각하면서
아침 일찍 장에 갈 준비를 하지요.
옛 추억이 기득 담겨 있는 장터
저도 다녀 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