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겨드랑이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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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겨드랑이 속에는 / 유리바다 이종인
너와 나의 겨드랑이 속에는 웃다가 멈춘 시간이 있다
침실이나 소파에서 혹은 주방에서
뒤에서 껴안고 간지럽힌 겨드랑이
아유 제발 그만해 이러지 마
그 날 누가 먼저였는지 바닥에 몸을 포개던 날이다
냄비에 찌게가 다 타고나서야
옆으로 나란히 몸을 눕히던 그 날 말이다
한 끼 밥이야 건너면 어때
아직도 웃다 만 겨드랑이 속에는
우리의 정자와 난자는 살아 숨 쉬고 있을까
내림의 물로 흘러 어느 초목이 먹고 자라고 있을까
그보다 먼저 불러오는 배에서
우리의 자식들은 자라서 산을 오르고 있다
아들과 딸이 숨어서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는
반복의 세월 속에서 못 다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하수로 흘러간 물을 먹고 자라난 초목 사이에서
참지 못하고 자지러지는 웃음처럼
서로 옷을 벗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랑을
아주 옛 일처럼 너무 쉽게 멈추어 있다
초침 없이도 움직이는 디지털 시계처럼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엔 괘종소리 들리는 벽시계가 사라졌지만
시간을 알려주는 소리 있어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살았지 싶습니다
그리움 가득한 그때 그 순간들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찾아옵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잘 읽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