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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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
藝香 도지현
바람의 딸도 아니면서
계절마다 그곳에 올라
바람의 신을 만나려 했지
스스로 생각해도
황당한 짓인 줄 잘 알면서
그래도 멈추지 못하는
환상 속에 머무는 자의식
어쩌다 바람을 만나면
내 아버지를 찾을 것 같아
손은 갈퀴가 되어 피멍이 들어도
기슭을 기고 또 기어오르는데
꿈속에서도 잊지 못하는
그 형상은 언제나 자애로운 아버지
은빛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리며
빙그레 웃어 줄 것만 같아
그 언덕을 숨이 차도록 올라 본다
낮이나 밤이나 꿈속에서도……
*문학의 실현 2019년 봄호 (제 10권)에 수록함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바람의 언덕
제목이 참 좋습니다 시향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바람의 언덕에 서면
금빛 억새꽃이 석양에 타오르며
가을을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현란한 춤사위 아니더라도
가슴 뭉클해지는 까닭을 알 것 같습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꿈은 황당한 것도 가지게 됩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나 봅니다.
자애로운 아버지가 생각이 나시나 봅니다.
아마 그 언덕을 오르면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리라 봅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보일것만 같아 오늘도 바람의 언덕을 오르시는 시인님, 손에 피멍이 들어도 행여 만나질까 오르고 오르시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