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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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70회 작성일 19-10-18 11:38본문
낙엽에게
웃으며 가시라.
일생을 흙 한 번 밟지 않고
아무도 오르지 못할 자리에서
매일 춤을 추며 살지 않았소.
꽃 피던 날에 고운 향에 취해 살고
비 오던 날에는 촉촉이 젖어
바람 부는 날이면 흔들릴지라도
눈부신 햇살에 빛나지 않았소.
잡초로 태어나 밟히고
뜯어 먹히며 파 뒤집히다
제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진
들풀들이 허다하다오.
여름 태풍에 갈기갈기 찢기고
자 벌레에게 갉아 먹히며
구멍 뚫린 잎 새로 바람이 술술 새도
오물이 튀지 않는 지상(地上)은
우러러보는 영토(嶺土)이니
특은(特恩)을 누린 삶일 찐대
아무 말 말고 떠나가시라.
아우성이 빗발치는 땅에는
핏발선 눈동자들이 눈심지를 곧게 세우고
존망(存亡)의 위험지대에서
전선의 초병(哨兵)처럼 지낸다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으니
오돌 오돌 떨지 않았으니
황홀한 옷 갈아입었으니
아무 말 말고 떠나기시라.
2019.10.18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단풍아
피멍 들어 가슴 타는
널 보고 좋아해서
미안해
떨어지는 네 아픔을 보고
기뻐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남의속도 모르고 감격해서
장말 미안해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은 정말 아무도 오르지 못할
자리에서 매일 춤을 추며
그렇게 살아 오면서 자기 몫을
다하며 빛나게 살아 온 낙엽입니다.
저도 새 옷 입었으니 아무 말없이
떠나 갔으면 하는 같은 마음을 품어 봅니다.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일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시 인님
때 되면 그렇게 허무한 것이 생명일까요
잘 감상했습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다녀가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