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을 두고 우물을 파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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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57회 작성일 19-10-29 21:05본문
우물을 두고 우물을 파는 남자 / 유리바다 이종인
사막에서 한 남자가 우물을 파고 있다
수천 년 마셔온 우물을 옆에 두고
조상 대대로 들짐승도 식물도 목을 적셔왔던 우물
분명 솟아날 것이다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가
그의 아내가 우물에서 물을 길어올리다 한숨을 쉬고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별꼬라지 다 본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비웃었다
남자는 장자를 불러놓고 은밀히 유언을 남겼다
이는 하늘의 약속이니
내가 떠나더라도 너는 이 일을 계속해 다오
그 장자가 죽고 또 그의 장자가 죽기를 거듭했지
유언이 이어지는 동안 21세기 땅에서 자손 하나가
우물을 파다 지쳐 대성통곡하였는데 그때
하늘이 열리며 구름 사이로 생명수가 쏟아져 내렸다
자손은 그 물을 마시며 눈물을 흘렸다
생명수는 땅에서 솟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물이었구나
이 물을 기다리다 보지 못하고 다 떠나갔거늘
이 수정 같은 생명수를 내가 마시고 있다니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명수는 땅에서 솟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물이었구나
이 물을 기다리다 보지 못하고 다 떠나갔거늘
이 수정 같은 생명수를 내가 마시고 있다니
귀하고 귀한 시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