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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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23회 작성일 19-11-07 15:32본문
입동 날에
친구야!
입동 날인데
이른 새벽, 차를 기다리며
서릿발 길섶에 오줌을 갈기던 사람도,
따끈한 자판기 커피 호호불던 사람도,
한 패는 봉고차를 타고
다른 한 패는 시외 버스에 올라
바삐 어디론가 휑하니 사라진다.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했듯
어린 시절 따개비처럼 붙어 살던
소꼽친구의 전화를 받으니
매주콩 쑤던 날 간절 하고
간장 달이는 냄새 그립고
까치밥만 남기는 감따로 가자고 했다.
친구와 통화 하는 사이 가을은
어느새 내 기억의 저편으로 획 달아나고
묵은 그리움들 가슴 마다에 싹트는 입동날
그러나 우린 이미 다닥다닥 붙어
살기에는 늦은 나이
그러기엔 너무 가지많은 나무,
정 그토록 그립다면 친구야
얼음짝 밑에 흐르는 물소리 벗을 삼아
모닥불 피워 동해안에 지천인
양미리라도 구워 놓고
깊어가는 가을 밤에 아쉬움을 달래며
술잔이라도 기우려 보세
홍얼 홍얼 취해
수평선에 깜박이는 영롱한 별들과 함께
時라도 하나 건져 보자구나.
가을은 어제밤 벌써 떠나버렸네!
친구야.
겨울 바다로 오시게!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어가던 가을날의 정취에 취하노라니
어느새 입동이 왔는 줄 모른 채 살았습니다
그리운 사람 그리워하며
아직 남은 가을날을 느낄 일입니다
남은 11월도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빕니다~^^
최홍윤님의 댓글
최홍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시인님!
겨울밤이면 소꼽친구 생각도 나고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가을이 오는 듯하더니 벌써 입동입니다.
들녁이 고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