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몹시 부는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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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몹시 부는 날에는 / 유리바다 이종인
바람 몹시 부는 날에는 나는 너무 외롭다
하여 깊은 잠에 빠진 동네 너의 침실로 찾아 간다
가서 유행이 지난 너의 옷을 다 벗기고
내가 가진 여벌의 흰 옷을 입혀 준 뒤 몸을 포개고 싶다
그리고는 온몸을 뜨겁게 입맞춤 하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육체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며
마지막 나의 씨를 너의 밭에 뿌려주고 싶다
씨는 뿌린대로 나는 법
나의 씨는 정자보다 더 확실한 하늘에서 내려오는 말씀이란다
도적이 들끓는 밤 같은 세상에서
몰래 뿌린 씨의 익은 열매를 추수하고 싶어
오늘처럼 바람 몹시 사나운 날
그 바람 타고 스며들어가 너의 몸속을 파고들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너는 참 이상한 꿈이야 하겠지만
사실 너를 흠뻑 적신 내 땀은
내가 밤새 쏟아낸 기도의 땀방울이라는 사실을
다시 꿈을 꾼들 느낄 수 있겠니?
내가 생각나는 사람은 어느 곳이든 스며들 수 있는
바람 몹시 부는 캄캄한 밤이야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창밖에는 지금 바람이 몹시 불고 있습니다.
바람 몹시 부는 날에는 무섭고 너무 외롭지요.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귀한 시향기 참 좋습니다
시를 접 할 수 있음은 하늘의 축복이로 늘 생각합니다
나는 나에게 감사하다고 늘 말합니다
그저 시를 읽을 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축복합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인간은 워래 고독한 존재로
태어났다 하지만
바람이 덜컹거리며 부는 날은
유난히 더 외로워 지는가 봅니다
내일부터 추워진다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