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재미없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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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93회 작성일 19-11-20 17:07본문
갈수록 재미없는 세상이다 / 유리바다 이종인
세상은 살아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우는 지인의 말보다
창 밖에 지는 잎을 보느라 고기가 다 타버렸다
나는 재미없는 세상을 끝내 말하지 않았다
등 따시고 배부르면 좋은 세상이지
말씀이 없어 굶주리고 목말라 어두워진 육체의 세상을
다음에 또 보자
손을 내밀 때까지 나는 말해 주지 않았다
말할 수 없었다
진주를 돼지에게 던져줄 수 있는가
내가 옛날 돼지가 되어 살아갈 때
누군가 선물해준 진주를 발로 짓밟아
똥과 마구 섞어 꿀꿀거리며 웃던 기억이 나서
밭에 좋은 진주를 발견하고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구하는
장사꾼 하나를 만나기 위해 절치부심
나의 심장에는 오늘도 진주가 쌓인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슨 재미가 있나요 쥐뿔도 없는 것 같은데
아무턴 즐거운 날들이기 바랍니다 유리바다 시인님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그냥 사는것 같습니다
재미 같은 것 따질 겨를 없는것 같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남은 낙엽은
바람에 언제 떨어질지 모르고
아침 태양에 빨간 빛을 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네 일반적인 삶은
오늘 무사하면 좋다고 생각하고 사는것 같습니다
행복은 느끼자의 몫인것 같습니다
우리 행복을 만들어 가요
감사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갈 수록 삭막한 세상
끝은 모두가 같지 않을까요
잘 감상했습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어떤 사람이
답답증이 와서 동쪽으로 문을 크게 만들어 놓고 뜨는 해를 보곤 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는데
아내는 서쪽에 지는 해가 더 아름답다며 뒷문을 더 크게 넓혀 놓고
동쪽 문에 앉은 남편의 등뒤를 자꾸 두들기곤 하였는데
하루는 아내의 친구들이 찾아와 가세하여 서쪽에서 소란을 피우는지라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남편은 차마 상처를 줄까 하여 책망치 못하고
그만 답답증이 도져 동쪽 해를 바라보며 뜬 눈으로 죽고 말았다.
남편의 죽음에 그 영문을 모른 채 시름시름 앓던 아내 역시 죽고 말았는데
아무도 없는 그 집에는 지금도 서쪽에서 들어오는 답답 바람이
동쪽 문을 흔들어대는 소리가 그치질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