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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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창(窓)가 고압 전깃줄에
감전 된 겨울바람이 비명을 지른다.
깊이 잠든 도시를 뒤흔들며
바람은 술 취한 듯 비틀거린다.
이맘때면 찾아오는 훼방꾼은
기어이 이 밤에 또 난동을 부린다.
칼바람이 휘젓는 동안
폭군(暴君)에 놀란 가슴은 불안하다.
하늘의 별들은 암운(暗雲)에 숨고
도시 비둘기들도 숨을 죽인다.
옆 집 함석 간판의 외마디 소리에
불안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겨울이면 되살아나는
잊히지 않는 아픈 기억들이
켜켜이 쌓인 가슴에는
분노(忿怒)가 송곳처럼 치민다.
상처 입은 가슴을 포근히 감싸던
그 하얀 폭설이 마냥 그리운데
격렬한 바람만 요동(搖動)치니
이 밤은 상당히 지루할 것 같다.
아직은 내 마음이 너그럽지 못해
광풍(狂風)을 포용하기엔 좁다.
시련을 몇 차례 더 겪으면
동풍(冬風)도 감싸 안을 수 있으리.
2019.12.14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박인걸 시인님 운전 하는 사람에게는 눈이 폭군입니다 차라리 폭풍이 ㅎㅎ
안녕 하시죠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겨울은 추운 온도에도 춥지만
바람이 그 몇 곱을 더 춥게 하지요
들리는 바람 소리마저 부추기고요
옛날에도 그렇게 지낸는데
지금도 그런 곳에서 근로를 하니
평생을 그렇게 지낸 셈이지요
말 조련에 그럴 수 밖에 없고요
아주 추운 날은 말 입에 고드름이
그리고 허옇게 성애가 낀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시련의 겨울 바람은 인생을 단련시키나 봅니다. 한 번 두 번 미친듯한 바람이 불어오면 참고 견디는 인내의 쓴맛으로 겪어내나 봅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세 분 시인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뜻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참 좋은 날 되시길 소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겨울바람 심한 날에는
밤도 참 길게만 느껴지지만
눈보라 이겨낸 매화가
더 향기로운 내향을 낸다고 합니다
고운 휴일 보내시길 빕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겨울밤 바람에 거세게 물면
전신줄에서 윙윙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계절엔 잘 모르겠는데
겨울만 되면 그 소리가 들리네요
감사히 감상합니다
저녁이 되니 추워지네요
따뜻한 휴일 저녁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