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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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81회 작성일 20-01-22 09:11본문
겨울 가로수
구부정한 플라타너스가 서있다.
온 종일 아스팔트를 굽어본다.
마른 잎사귀 하나 없이
맨 몸으로 겨울을 건넌다.
보도블록이 발등을 짓누르고
용신도 못한 채 살아간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죄수처럼
차렷 자세의 중형을 치른다.
차(車) 바람이 연이어 분다.
미친바람도 가끔 돌진한다.
몸은 묶였어도 자유론 가지들은
신 바람나게 춤을 춘다.
해빙(解氷)을 기다린다.
어딘가에서 봄은 오고 있다.
한 겨울이 바닥을 찍고
잎이 필 날을 나무는 기다린다.
나는 아주 많은 겨울을 살았다.
추위와 바람에 이골이 나서
이런 겨울은 대단하지도 않다.
나무 곁에 서니 동지애가 든다.
2020.1.22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겨울 가로수는 인간을 위해 중형을 치르면서도 꾿꾿하게 목적지를 향해 전진하나 봅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온 종일 아스팔트를 굽어본다.
구부정한 플라타너스가 서있는 겨울 가로수
아마 그 가로수도 봄을 기다리면서
가로수에게도 꿈을 가지고 있겠지요.
화려하게 꽃 피울 그런 꿈을......
곁에 서니 동지애가 드는 고운 마음을 보며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고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마다 봄이 오기전에
무참히 잘려나가는 가지에도
여름날 온힘을 다해 푸르른 이파리 달더니
겨울나무 되어 쓸슬한 모습니다
마음은 편안하니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물다 가신 세 분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고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