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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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43회 작성일 20-01-25 13:48본문
노인의 설날
이제는 하나도 기다려지지 않는다.
나에게 설은 많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떡국 한 그릇에 한 살을 강매당할 때
몇 개 남은 곶감이 꽂이에서 사라지듯
바들바들 남은 나이를 붙잡는다.
수명(壽命)이 귀한 것을 이전엔 잘 몰랐다.
뭉텅이 돈을 빼내 쓰듯 허비했다.
화장터로 죽마고우들이 불려가던 날
내 차례가 온다는 것을 의식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설날을 기다리며
눈썹이 샐까봐 날밤을 지새우고
세뱃돈 받을 꿈에 가슴 설레던
동심(童心) 시절이 천국이었다.
새파랗던 시절 동행서주(東行西走)로
오직 꿈을 위하여 앞만 보며 달렸다.
어느 날 존재를 의식하던 날
생(生)의 종착역이 저기 보인다.
당장 불려가도 아쉬움은 없지만
추한 모습으로 끌려가는 건 아주 싫다.
당당하게 내 발로 걸어가고 싶다.
설날이 싫지만 멈추게 할 순 없으니
오늘부터는 남은 설날을 계수(計數)하련다.
2020.1.25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년퇴직은 남의 일처럼 생각했는데
문득 찾아온 정년처럼
삶 또한 그런 심정이지 싶습니다
비록 지난 발자국보다 앞으로 걸어갈 날이 적을지라도
오늘 감사하며 행복하게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인의 삶을 보며 제 일같이 느낌이 오지요.
그 분의 삶이 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는 하나도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노인에게는 설은 많이 부담스러울 뿐입니다.
떡국 한 그릇이 한 살을 더해준다고 생각하면
노인란 명칭이 싫어집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따뜻한 설 여휴 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살이 무겁습니다
너무 일에 너무 무거워 몸이 아파합니다
너무 피곤하네요
젊음이 참 좋은것 이젠 정말느낌니다
나이가 한해 한해 힘을 뺍니다
하늘이 부르면 거역 할 수 없는 그날이 언제 일지 두렵습니다
아직 못다한 일들이 너무 많아
성숙된 시도 쓰고 싶습니다
하나님께 이땅에서 좀 오래 놀다가도록 기도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