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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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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8회 작성일 18-02-1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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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수재의 나태
열병---매혹
막연한 그리움
울림이 없는 메아리

햄릿의 사랑은 자멸하고
나의 크레시다는
허공을 떠도는 갈등 보따리

제풀에 지친 서러운 술통 꼭지
탈출해 버려라
쏟아버려라

희망은 곧 실망으로
만남은 금방 그리움으로
섞이지 않는 눈물, 한숨, 망각

설령 미소를 띠고
삭막한 구석구석 훑더라도
이젠 어제의 나일 뿐

차라리 암이어라
뇌 분열이어라

바람의 농도에 따라 철렁거리는
가슴이여 몽상이여

고독의 정체는 포기다
낡은 커튼 사이로 은은한 흐느낌

열차가 있다
손에 쥐어진 편도행
기적소리 우렁차다

짐을 꾸리던 아담은 잠시
울림이 없는 메아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고양문학.2003.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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