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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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온다.
태양은 겨울의 꺼풀을 하나 씩 벗기고
봄의 속살을 조금씩 열어 보인다.
그동안 깊게 잠가 두었던 얼음장도
햇살 앞에서 빗장을 열고 있다.
나는 혹독한 역경(逆境)에 둘러싸여
발을 구를 뿐 퇴로는 없었고
퍼붓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따스한 영토를 기대할 뿐이었다.
꿈이 깨지는 굉음(轟音)은
얼음장 갈라지는 소리보다 두려웠고
희망을 옥조이는 수은주(水銀柱)는
쇠사슬처럼 잔인(殘忍)했다.
지독한 동토(凍土)를 탈주하여
양지쪽 모퉁이를 기어갈 때
잔인한 파수병의 억센 손은
나의 멱살을 여러 번 낚아챘다.
자유로 가는 길은 이토록 험하고
억압을 벗어나는 길은 어찌나 아득하던지
그물망처럼 뒤덮은 속박을
벗겨줄 누군가만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회생(回生)이 보인다.
한줄기 불빛이 저 멀리 끔뻑인다.
그렇게까지 고대하던 새 봄이
매화꽃 향기 안고 온다한다.
2020,2,10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참으로 계절의 태양은
겨울의 꺼풀을 하나 씩 벗기면서
봄의 속살을 조금씩 열어 보여 주어
기다림으로 왔는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꿈이 깨지는 굉음이 들려옵니다.
봄은 오는데 코로나바이로스가
판치는 세상이 되어 갑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옛날 동화에 바람과 태양이
누가 사람의 옷을 벗기나 내기했던 이야기
태양은 그 뜨거움으로 사람의 옷을 벗겼죠
이제 봄도 그렇게 우리 앞에 데려다 줄 것입니다
감사히 감상합니다
행복한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이제 추운 겨울이 떠난 것은 분명한데 더 춥지 않겠지요
그러면 따뜻한 봄이 될 것이고요
잘 감상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그렇게까지 고대하던 새 봄이
매화꽃 향기 안고 온다한다
우리 마중가요 감사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봄이 온다, 아무리 전염병이 날뛰어도 피울것은 피우겠다고 용감한 독립군처럼 힘차게 일어서는 모습이 눈물 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다녀가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