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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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감정
정오의 햇살은 옥구슬처럼 쏟아지고
구름은 산등성위에서 한가롭다.
아지랑이 벽돌 담장에서 춤추고
매화나무가 기지개를 켠다.
나뭇가지를 비틀던 추위와
산새들을 내쫓던 차가운 눈이
우수(雨水)에 빗물이 되어버린 지금
봄기운에 마음이 설렌다.
그 겨울에 추웠던 기억들이
못 잊을 설움처럼 명치에 맺혀
봄꽃이 활짝 피어도 늘 괴롭히던
증세가 봄바람에 파묻히지만
산수유 노란 꽃망울과
연분홍 진달래 무리지어 피던
병풍산 둘러싸인 옛 집 생각이
뒤숭숭하게 교차되는 이 마음
앞마당서 물레 젓던 어머니
낮 닭 울던 봄날의 오수(午睡)
기적(汽笛)소리도 깊이 잠든 정오
갈피 못 잡는 이 몸 어찌할거나!
2020.2.14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달력으로는 아직 봄이 아닌데
날씨는 봄 이상으로 따뜻해 봄
기운이 뚜렷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아지랑이 벽돌 담장에서 춤추고
매화나무가 기지개를 켜고
있음을 보고 자연 설레게 됩니다.
봄하면 그저 좋기만 하지요.
귀한 걸음 주셔서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 되기를 기원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완연한 봄입니다
흙이 생기를 완전히 찾았습니다
흙이 말합니다
어미의 마음이 되겠다고 합니다
꿀벌과 군충들이 소풍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매화와 명자나무 꽃망울이 하나 둘
미소 짓기 시작합니다
아직 꽃샘추위 기다리고 있지만
그리움도 기지개 켭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어린시절 고향의 봄 정경이 시인님의 마음을 그 옛날로 이끌어 웃음과 눈물이 뒤범벅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