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의 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극락의 뜰
ㅡ 이 원 문 ㅡ
나온 세상 바라보니
이리 밝지 않은가
여기에 오기까지
그 몇달 무엇 했나
맺힌 뼈에 살 붙이고
그 살 붙여 나와 보니
이렇게 밝고 좋은 세상인데
귀 뜨고 눈 떠 보니
그것도 아닌 세상
속았는지 몰랐는지
나 어디로 가고 있나
트인 움에 낙엽까지
깨닫지 못한 인생
이 몸 지금 무엇 하고 있나
꽃 피고 새 우는가
저 구름 흘러 흘러
어디로 가고 있나
생긴 뼈에 붙여진 살
어머니께 고맙구나
눈 어둡고 귀 닫히니
처음 처럼 열려질까
신세 타령에 보는 하늘
흰 머리에 주눅 들고
빠진 이에 합죽 입
울어도 웃어봐도
이제 보기 싫구나
병든 몸에 구박 괄시
뒤 흘리고 묻히니
낳은 자식 남의 자식
안 그런 척의 그 눈치
어린 손주 이 놈 저 놈
냄새 난다 멀리 한다
요양원 집에 버려진 몸
나 언제 이 병 낳아
집으로 들어 갈까
내 속으로 낳은 자식
식구들이 보고 싶고
더듬어 보는 그 세월
처음도 이랬었나
배 고프고 밥이 적다
마른 살점에 찬물 넣으니
춥기도 춥다 그 며칠 누가 오나
이 요양원집 나서면
뼈 살점 불에 태울 것인데
저 떨어지는 물방울에
그 길던 하루 짧아지고
처음도 그 시간도
이 눈 앞에 며칠이 될까
안 가본 불 구덩이 뜨겁기만 하구나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누구나 늙어지면 서운한 마음 감출 수 없나 봅니다. 요양원 늙은이 어서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은데 그것도 눈치를 보게되나 봅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우리시대가 풍요는 있지만 정이 소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요양원으로 더 많이 보낸답니다.
참 아픔입니다
건강하셔요 축복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
늙으면 요양원으로 가야한 마음아픔을
깊이 감상하며 인생을 느끼며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조심하셔서
행복하고 따뜻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