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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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76회 작성일 20-03-18 04:49본문
나만 아는 이야기
내 가슴 속에 묻어 둔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억조차 아주 희미한
아주 오래된 비설화입니다.
서른 세 구비 가파른 지르멧재는
연골(軟骨)소년의 등굣길에 벅찼습니다.
헐떡이며 정상에 올라설 때면
자작나무 한 그루가 늘 반겼습니다.
정상에는 주인 모를 무덤 두어 개가
유령만큼이나 어린 나에겐 두려웠지만
뻗어 오르는 나무의 우듬지를 보며
나의 꿈을 그 가지에 걸었습니다.
작은 가슴에 얹은 어린 손으로
저 높은 하늘을 우러러 빌었습니다.
나의 가는 길이 가파를지라도
내 발걸음을 지켜주시고
하늘 향해 뻗어 오르는 자작나무처럼
소년의 파란 꿈을 이뤄주소서.
세월은 그렇게 흘러 오늘에 와보니
자작나무에 걸어 놓았던 그날의 꿈이
무성한 가지되어 사방으로 뻗었습니다.
아직도 그때 그 자작나무는
내가 한 번 찾아와 주길 기다릴 테지요.
2020.3.18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가 살아 숨쉬는
한 편의 시심,
문장의 힘이 날렵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벅찬 연골소년의 등굣길인 서른 세 구비
가파른 지르멧재를 헐떡이며 정상에
올라설 때 늘 반겨 준 한 그루 자작나무
나만 아는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진한 시향에 풍겨 오래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조심하셔서
행복하고 따뜻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추억 의 꿈
그꿈이 지금의 시인님의 현실을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의 짧은 소설을 읽는 듯
눈앞에 스크린이 펼쳐집니다.
자작나무 한 그루.....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에 멈칫합니다.
시인님, 편안한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린 시절 꾼 꿈이
세월이 지나고 자작나무가 무성해졌으니
꿈을 이루신 것 같아 읽는 마음도 흐뭇합니다
고운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등굣길에 언덕에 올라서면 반겨주던 자작나무가 위로가 되고 또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게했던 그곳이 추억으로 남아있나 봅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여섯분의 작가님들께
고개숙여 감사 인사드립니다.
코로나 19에 안전하시기 바라오며
항상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새 봄꽃은 활짝 피어나기 시작하듯
자작나무와의 추억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자라고 있습니다
비록 비소식은 있지만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