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 어시장(魚市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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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 어시장(魚市場)
김문백
코로나 19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
줄 지어 선 약국 앞을 지나서
고현 어시장으로 가는 길에 비 내린다
긴 줄의 중간이나 끄트머리에 서서
나라다운 나라의 꼬락서니에 투덜거리며
몇 시간씩이나 기다리는
대대손손 복종에 익숙한 후예들이 있어
그래도 우리 조국은 잘도 돌아가고
시장통으로 가는 사내들은
신현천을 건너 이 거리를 걸어간다
유래 없는 불경기에 퇴직금을 날렸거나
가버린 여자 얘기 혹은 지난밤 옆집 과수댁
별이 되어 먼 길 떠난 일을 지껄이며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메우는 일이
무에 그리 중요한지
그들은 오늘도
고현 어시장 할매집으로 간다
민주당 통합당 이름조차 헷갈리는
우후죽순같은 군소 정당들이 국민을 우롱하는
실의와 좌절의 우울한 거리를
그들은 묵묵히 할매집을 향해서 간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깊은 시향에 머뭅니다 건강한 날
빨리 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