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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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56회 작성일 20-03-25 15:04본문
어느 늙은이
시침(時針)에 매달려 태양을 돌았다.
세월의 동그라미 속에서 어지럼을 느끼며
안단테로 혹은 프레스토로
멈추지 않고 달려온 지점에 노인이 서있다.
살얼음판에서 두 귀를 곤두세우고
막대기 끝에서 발끝을 세웠다.
별을 손에 잡으려 아등바등하며
눈물골짜기를 건너와 보니 노옹이 웃는다.
거미줄처럼 얽힌 밤길에서
깨알 같은 공감각의 수수께끼를 풀며
촉각결여 증에 걸리면서 도달했는데
난청늙은이가 고목 곁에 서있다.
황영조를 내 안에 집어넣고
헉헉거리며 대관령을 넘어 온 것이
아테네의 월계관이 아니었다.
뒹구는 쭈그러진 밤송이 하나였다.
허수아비 초라한 발목이
어느 공동묘지 앞을 서성인다.
진달래 꽃 곱게 피어나는데
계절을 읽지 못하는 치매(癡呆)가 된다.
2020.3.25
댓글목록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생을 마라톤하듯 뛰어
영광의 월계관을 머리에 썼지만
이젠 세월이 치매에 걸린
한 사람의 노인을 만들었군요
의미 있는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달래 꽃 곱게 피어나는데
어느 공동묘지 앞을 서성이는 어느 노옹
계절을 읽지 못하는 치매가 된 늙은이
마음 아픈 모습을 보며
인생공부 많이하며 감명받으며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코로나19, 힘내십시오.
행복하고 따뜻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동 묘지 앞에도 진달래는 핍니다
꽃미꽃은
공동묘지의 파수대역활을 합니다
자연의 마음은 참 곱습니다
사람이 지나간 뒤에 찬 바람이 난다고 옛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