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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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517회 작성일 20-04-08 06:11본문
나는 자연인이다.
산이 산을 마주바라보고
개울물 길을 찾다 절벽에서 추락한다.
빽빽한 잡목들 쉽게 길을 내주지 않아
바람도 헤매는 으슥한 외지에
엉성한 오두막집 하나 달랑 외롭다.
어떤 자연인이 텔레비전 안에서 웃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연인이 아니다.
도시 속 비애가 가슴 근막에 응축된 채
스스로 찾아간 귀양살이 아픔을
애써 숨기는 입술에서 능갈치는 슬픔을 본다.
화려했던 과거를 좌판처럼 펼쳐놓으며
걸어온 행적을 전설처럼 꾸며대지만
우수(憂囚)깃든 눈빛에서 삶의 애환이 엿보인다.
무원의 고립에서 발버둥 치는 노루처럼
여전히 왕년을 그리워하는 속내가
숨겨진 옷자락처럼 잇따라 내비친다.
자연의 삶은 아득한 동경일 뿐
문명과의 단절은 영창에 갇히는 죄수의 삶이다.
가슴속에 번뇌를 세척하는 수고는
넓적다리 살을 벗겨내는 전층피부이식이다.
하루 양식을 산 까치처럼 찾아 헤매는
피곤한 일상에 연민이 일어난다.
살아온 사연들이 가슴에서 두엄이 될 때
저 자연인이 과연 자연인이 될까.
TV는 왜 자연인을 문명으로 끌어낼까.
화면에 갇힌 산곡에도 봄이 내리고 있다.
2020.4.8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프로 보시는군요.
저도 30대이지만,
꼭 봅니다. 윤택 씨와 이승윤 씨의
'나는 자연스러운 사람이다'
이걸 줄이면 '나는 자연인이다'
저의 순 억지죠~^^;
역시 이 프로는 시인적입니다.
이 프로만 보면 자연인이 된 기분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나는 자연인이라 하지만 살펴보면 위장된 내면을 바라볼 수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문명과 멀어지면 진정한 자연인이 어려운가 봅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송으로 보는 자연인은
가식적인 면이 있고 허울 좋은
보이기 위한 자연인 듯 싶습니다.
참 자연인의 삶은 부러운 삶일라 생각합니다.
귀한 시향이 풍기는 속에서
감명깊게 감상 잘 하면서
참 자연인을 보며서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서 따뜻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행덕님의 댓글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만사 제맘대로 되는게 없지요
자연인이라는 순수해 보이는 언어 속에
애닲은 사연에 기구한 인생살이가 보이지요
시인님의 예리한 탐구에 공감하며 갑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남 모를 속사정이 있는 것 같아
애잔한 마음만 드네요
의미 있는 작품 감사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남은 시간도 행복하십시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인 많이들 봅니다
현 문화 생활에서
자연으로 돌아감은
화면에서 보여지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현실의 도피성도 보입니다
자연속에서 자연을 닮아가는 삶
좋을것 같습니다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들은 자연인이다를 보지 말라고 하지만
스스로 개척하는 삶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싶습니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 싶습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를 즐겨 보는데
산 사람의 일상생활은 참 힘들어 보였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이 실타래 같았습니다.
더러는 산이 좋아서 산에 산다고 하지만
그들 내면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 보았습니다.
고운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