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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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온 뒤/강민경
언 땅 풀리고
나목엔 싹이 돋고
세상은 온통 봄맞이로 분주합니다
먹이 찾는
새들의 부리 짓에
잔디밭은 몸살을 앓고
농부의 바지런한 손놀림에
놀란 흙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른 봄기운
나와는 무관한 줄 알았는데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알고
온몸이 가렵습니다
이것저것, 나이 같은 것
생각해 볼 틈이 없네요
이웃들 다 저리 바쁜데
사람인 내가 어찌 보고만 있겠어요
손톱 세워 가려운 곳 긁으며
봄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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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봄이 오는데 체면이 무슨 소용있을까요, 그저 반갑게 맞이하면 되니까요.
노정혜님의 댓글

언땅이 풀리면서 아프고
땅 뚫고 나오면서 땅이 가렵겠죠 늙으면서도 가렵습니다
깊은 시의 향이 좋습니다